제스처의 진실-입가리기

제스처의 진실-입가리기

영화 "라이어 라이어" 의 악질 변호사 플레처 리드는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. 타고난 언변을 바탕으로 능순능란하게 내배는 그의 거짓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. 가정에서도 거짓말을 다반사로 하는 바람에 아내와 아들로부터 가정 내 신용 불량자 신세로 전락한다. 그런데 영화에서 그가 천연덕스럽게 거짓말할 때의 행동을 유심히 보면 손가락을 자주 입 언저리로 가져가는 것을 알 수 있다. 거짓말은 손이 함께 움직이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.

거짓말할 때 어린아이들은 두 손을 모두 사용해 입을 가리고, 청소년들은 한쪽 손의 손가락 몇 개를 입가로 가져간다. 어린아이들이 손으로 입을 가리는 것은 거짓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는다는 순진한 생각 때문이다. 반면에 세월의 때가 묻은 어른들은 주로 검지로 코 밑을 문지르는 행동을 보인다. 일반 시민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섰을 때 혹은 판매원들이 구매자에게 다소 부풀려진 효능과정보를 제시해서 물건을 팔려고 할 때도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손가락으로 물건을 팔려고 할 때도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손가락으로 지그시 뺨을 누르는 행동을 보인다. 이것은 어른들이 일반적으로 거짓말할 때 자신도 모르게 드러내는 행동이다 <털 없는 원숭이> 의 저자 데스몬드 모리스는 "쾌유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암 환자에게 거짓 희망을 전하는 간호사들이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횟수가 정직하게 말하는 간호사들보다 많다" 는 것을 실험으로 밝혀낸 바 있다.<제스처의 진실>